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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THAI

2014.07.23 태국여행 - 아유타야역사도시 왓 마하탓

다크세라핌 2021. 5. 31. 01:42

왓 야이에서 차로 약 5분정도 거리에 위치하는 왓 마하탓.. 

이곳은 나무에 갇힌 불두로 유명하다고 해서 여정에 넣은 곳인데 

왓 야이의 파괴정도와 비교하면 

이곳은 정말이지 철저한 파괴를 당했다고 표현하면 맞을것 같은 지경이었다.

 

입구에서 부터 파괴된 불상이 관광객을 맞이하고 있다.
찬란했다고 하는 아유타야의 사원이 이렇게 철저히 파괴되다니,

어떤 곳이든 흥망성쇠가 있겠지만 이곳은 거의 폐허가 될정도라니....

버마의 아유타야에 대한 증오가 어느정도인지 알 만 했다.

 

당장이라도 벽 너머에서 도끼를 든 트롤이 튀어나올 것만 같은 디자인..
와우의 설정상 트롤건물은 이 폐허를 보고 그려진것처럼 

이 저번의 드락타론을 닮은 왓 야이도 가시덤불 골짜기의 트롤폐허와 같은 

왓 마하탓도 왠지 익숙한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이곳도 아마 왓 야이와 같이 

큰 불상이 작은 여러개의 불상을 내려보고 있는 것과 같은 모습이었으리라..
그러나 작은 불상은 거의 목이 잘리고 

심지어는 손이나 팔 정도만 남아있는 것이 태반이었다.
어찌보면 패배와 파괴당함의 상징인 이곳을 

그 모습 그대로 보존해 둔 태국의 문화유산에 대한 보존의식을 느낄수 있었다


김진명의 소설 바이코리아에서 로마 포럼은 파괴된 그 모습 그대로를 보면서 

사색에 잠길 수 있는 곳이라고 했는데 가보진 못했지만 

아마 그곳도 이런 모습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가는 방향을 잘못 잡은것인지 의외로 한참을 걸었지만 나무속에 갇힌 불두는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공간에 비해 사람이 적어서 무척이나 한적하게 걸어다닐수 있었다

 

마침내 나무에 갇힌 불두와의 조우. 
하지만 생각보다 규모가 작았다. 

아마 내 머리속에 기억하는 나무에 갇힌 무언가는 

앙코르톰인가의 사진에서 본 것이기에 생각보다 큰 규모를 상상했던것 같다.


왓 마하탓 전체가 한적한 것이 아니라 

이 앞에 사람들이 모여서 포토라인에서 줄을 서있다가 

사진만 찍고 가버려서 그렇게 보인거였다.

 

그리고 온 김에 나도 사진한장 남겨주고..

불두와 사진을 찍으려면 결국 몸을 불두위치만큼이나 낮춰야 한다. 
혹자는 이것 또한 수행이라고 했는데 뭐 그렇게 까지 생각되지는 않았다. ㅎ

 

나가는 길이라고 생각한 곳에서 알아챈건데..
사실 이곳의 관람로는 입장한 후 우측으로 한바퀴를 돌아오는 거였다. 

그러니까 불두를 만나는 곳은 입장하고 거의 바로 만나는 거였는데 

내가 무턱대고 왼쪽으로 가버려서 

우리 가족들은 다 나만 따라오다 보니 반대로 돌아버린거였다...



관람을 마칠때쯤 이곳 시간으로 5시경, 우리 시간으로는 7시쯤이 되었다. 

다들 배가 고프다고 했지만 난 기내식 3인분의 영향탓인지 그다지 배가 고픈지는 몰랐다.



덥지만 않다면 이곳 어디에라도 털썩 앉아서 

뭔가 생각을 해볼 시간이 있었으면 좋았을 것 같았다. 
그 찬란하던 문명도 이렇게 폐허로 변해서 덩그러니 놓여질 수 있다는 점, 

그리고 우리나라였으면 이 문화재를 그저 이렇게 두었을까.. 싶은생각도..
전에 경주에 갔을때 여기저기 시멘트로 발라서 보수된 유적들과 

다시 짓고있는 황룡사터를 보았다. 

아마 우리나라였으면 여기 파괴된 불상을 붙여서 다시 원상복구를 시키려 하지 않았을까....
하지만 이렇게 파괴된 모습 그대로 두는 것도 나름 아름다운것 같다. 


중간에 하기로했던 쇼핑몰 하나를 패스해버리고 

다소 여유가 생겨 아유타야에서 한곳을 더 보러가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