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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KOREA

2018.06.30 일일투어 - 인제 원대리 자작나무숲, 속초 먹방

다크세라핌 2018. 7. 9. 02:20

얼마전 일본여행에서 후라노 비에이 일일 버스투어를 다녀오고나서,

국내 일일투어를 좀 찾아보게 되었다.

그동안 내가 신경쓰지 않던 소셜커머스에 

국내테마여행이라는 이름으로 당일, 무박, 1박 등등 

다양한 컨셉의 여행이 있었는데, 일단은 당일치기로 선택을 해보았다.


월요일에 예약을 해두었는데 화요일 아침에 오버부킹으로 취소요청 문자를 받았고,

자느라 전화를 못받은 김에 진상을 부리려고(?) 버티고 있었더니,

오후쯤 다른 팀이 예약을 취소했다며 정상진행하겠다고 연락이왔다.

가기전부터 이미지가 별로 좋지 않아 찜찜했는데,

심지어 그날 비까지 온다고 해서 또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왜 우리부부는 여행한번 갈라고 하면 비가오는걸까..

(역시 이건 쏭이 비를 부르기 때문인거같다ㅋㅋㅋ)


일일투어의 출발지는 서울은 보통 신도림, 시청, 잠실 등인데

둘다 중간지점인 시청에서 만나기로 했다.

요것도 나름 여행이라고 전날 잠을 설치기도 했고,

6시 50분 시청 출발이라 일찍일어날라니 겁나 피곤했다.

나이를 먹어가는데도 놀러가는건 여전히 설레는거 보니 아직 덜 늙었나보다.


버스는 이미 좌석까지 다 지정되어 있었는데 

진짜 우리가 마지막인지 맨 뒷좌석이었다.

그런데 우리 옆쪽 2명이 오질 않아서 뒷좌석을 널찍하게 쓸수 있었다.

차에 타보니 좌석마다 도시락이 놓여 있었는데,

9칸짜리에 방울토마토 한칸을 제외하고 전부 반찬만 놓여있어서

이게 뭔가 자세히 살펴보니 반찬 아래에 밥이 있어서

마치 미니 덮밥 8종류가 있는것 같았다.

생각보다 참신한 아이디어였다.

중간에 가평휴게소를 찍고 졸다가 깨다가 하다보니 10시쯤 되어서

인제에 도착했다.


가이드님이 생각보다 산이 힘들다고 했지만,

힘들면 얼마나 힘들겠어라고 생각했다.

사실 내가 생각한 일일투어는 바로 옆에다 내려주고,

산이래봐야 닝구르테라스처럼 주차장 벗어나면 바로 있는

그런걸 생각했는데, 오산이었다.


날씨는 비가온다고 해서 습한데다가 마침 갑자기 날씨가 좋아져서

햇빛이 비춰오니 바닥의 습기가 올라오면서 세상에서 제일 짜증나는 날씨가 되었다.

심지어 험하지만 계곡이 흐르는 아름다운 길이 아닌,

가장 평이하게 만들어진 산책로로 올라가는데도,

이놈의 체력이 딸려서 결국 쏭이 날 버리고 올라가게 되었다.

주차장에서 약 한시간 정도를 걸어올라가면, 평지가 나오는데,

우산을 지팡이삼아 올라가는데 한동안 산을 안타서 중간중간 쉬어주어야했다.

(산을 한동안 안다녔더니 정말 체력이 저질이 되어버렸다.)


그리고 쏭은 구두를 신고 왔으면서도 잘 올라갔다.

요 산길을 따라 쭈욱 올라가니 갑자기 나무의 색이 바뀌는가 싶더니

자작나무 숲이 나타났다.


왠지 공기에 자일리톨이 떠다닐거 같은 그런 아름다운 숲이었다.


비가 오고 좀 추울수 있다고 해서 약간 두꺼운 티를 입고 갔는데

옷에 땀이 차면서 무거워지는것 같았다.


자연교육장까지 올라가니 자작나무숲 사이로 요런집도 만들어 두었다.

여기서 자일리톨을 열심히 흡입해주면서 사진도 찍고나서

올라온길이 아닌 계곡이 있는 길로 내려갔다.


비가와서 바닥이 미끄러웠지만 계곡물로 좀 씻으면서 내려가니

살것 같았다.... 만... 내리막길 답게 다리에 충격이 많이 가는 길이었다.

이 길은 우리가 올라간 큰길처럼 계속 올라가는 코스는 아니지만

완만한 산길을 걸어서 막판에 경사도가 좀 있는 코스로 올라가야해서

좀 더 어려운 길이라고 한다.


이거 사실 물 흐르는곳 아닐거 같은데 비가 와서 그런지 물이 흐르는게 나름 비경이었다.

대충 모래와 흙을 씻어내고 차에 탔는데 맨 뒷자리 에어컨이 제일 약해서 더웠지만,

그런거 없이 속초까지 가는길에 기절할 수 있었다.

혹시나 다시 간다면 꼭 등산화를 신고가리라..


점심은 속초 중앙시장에 내려주면 

알아서 먹고 모이는 일정이었는데,

가는길에 물회집을 검색해서 


중앙시장이 아닌 외곽쪽으로 가는 택시를 탔는데,

택시기사 아저씨가 그 가게를 왜 가는지 모르겠다고 궁시렁 거려서

이사람이 왜이리 궁시렁거리나 싶었는데,

목적지였던 청초수물회는 4~5층은 되어보이는 건물에,

대기번호를 앞에서 뽑는 시스템인데 

이미 앞에 대기인원만 기백명은 되어보였다.

아니나 다를까 번호를 뽑아보니 대기번호로 70번정도는 기다려야 해서,

그냥 인근에 맛집이라고 하는 황금물회로 이동했다.

(가게사진을 깜빡하고 못찍고 왔다)


기본찬으로 나온 세팅..

역시 횟집엔 마카로니가


이 집은 이름답게 식용금가루를 물회에 뿌려주는데,

전복, 멍게에 2~3가지 회가 섞여있었다.

땀을 한참 흘렸는데 시원한 국물을 마시니 살 것 같았다.


그리고 성게와 멍게 비빔밥중 쏭이 선택한 멍게비빔밥

멍게가 신선해서 먹는데 전혀 비린맛이 느껴지지 않았다.


다 먹고 후식으로 스벅까지 갔다가 지나가니 ㅊ물회집의 번호는 

내가 당초 뽑은번호에서 조금 더 지나간 번호를 부르고 있었다.

장사는 진정 저렇게 해야되는데.. 싶었다.


다시 택시를 타고 중앙시장 옆길로 가서 아바이마을로 가는 갯배를 보러갔다.

사실 청초호를 따라 걸어서 아바이마을로 가서 갯배를 타고 시장쪽 집결지로 가려고 했는데,

시간이 한시간 남은데다 등산 후유증으로 다리도 아파서 그냥 택시를 타고왔는데,

청초호를 따라서 별로 볼게 없어서 현명한 선택인것 같았다.


속초 중앙시장 닭강정 골목에서 본 만석닭강정은

이제 그냥 공장에서 찍어내는 것 같았다.

내 키보다 높게 쌓인 박스더미에 속초시내 여기저기 있는 분점들을 보니,

이제 더이상 지역맛집이라는 타이틀이 무색해진것 같았다.


3시 50분에 집결해서 서울로 출발하니 7시가 못되어 잠실에 내릴수 있었다.

시위로 인해 시청은 가지 않고 신도림만 간다는데,

일정상 잠실에 내리는게 나아서 잠실에서 내렸다.


이렇게 다녀오는데 인당 2만원대의 가격이니 가성비는 상당히 좋았다.

아마 산타느라 그로기상태가 된게 아니라면 시간을 더 길게 느꼈을건데,

지쳐서 사진도 몇장 못찍은게 아쉬웠다.

하지만 주말에 기차나 버스를 예약하느라 고생하는 것에 비한다면,

국내 일일투어도 꽤나 매력적인 여행상품인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