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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KOREA

2019.11.23 제주도여행 - 산굼부리, 어니스트밀크

다크세라핌 2020. 3. 26. 01:59

좀 늦은 점심을 먹고 멘탈을 부여잡고,

상춘재에서 가까운 산굼부리를 보러갔다.

사실 점심먹고 처음 가려고 했던곳은 비자림인데,

시간관계상도 그렇고, 억새가 이쁘다니까 한번쯤 들러보고 싶었다.


후방카메라가 없던 주차구획이라서 조금 긴장은 했지만,

그래도 쏭방카메라 덕분에 무사히 구획안에 댈수 있었다.

주차장에서 돌담을 따라가니 산굼부리 입구가 나왔다.


입구 주변 분화구 아래쪽에 이래저래 조형물을 많이 만들어놨는데,

일단 다 패스하고 분화구를 올랐다.


억새로 유명한 산굼부리 답게 길 좌우가 전부 억새였다.

하늘과 억새가 너무 아름다워서

따로 구도를 잡을 필요도 없이 찍는 그대로 다 작품이 되는 곳이었다.


한 5분남짓 올라오면 되는데,

바로 뒤쪽 저 평탄해 보이는 곳이 원래 분화구였던 곳이다.

지금이야 분화가 일어나지 않아 다양한 나무들이 살고있는 자연의 보고가 되었다.


이번 여행을 오기전에 미리 구입해둔 삼각대를 개시

생각보다 삼각대 사이즈가 커서 셀카처럼 찍는건 쉽지가 않았다.

그리고 정작 삼각대는 가져와놓고는 셔터를 차에 두고와서

타이머 눌러놓고 10초간 삼각대를 들고서 찍는데,

맨날 내 오른팔이 주로 찍히는 셀카대신에 이런것도 꽤나 매력있었다.


지나가는 길에 있는 산굼부리의 전설을 스캔했는데..

옥황상제의 딸과 별이었던 한감이 옥황상제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산굼부리로 도망와서 결혼해서 살고 있었는데

한감은 육식만을 하고, 옥황상제의 딸은 채식만을 하다보니

옥황상제의 딸이 육식을 하는 한감을 버리고 산굼부리를 떠나 평지마을로 갔다고한다.

(채식이 이렇게 위험한 겁니다 여러분)


분화구를 내려보면서 올라올때와는 다른 길로 내려가기로 했는데,

가는길에 구상나무숲이 있길래,

여기선 뭔가 드립을 구상해야 되는것 같았다.


뭐 결국 드립은 망했지만 저 멀리 산굼부리라는 시그니쳐 앞에서

평소에 볼수 없던 구도의 사진은 건졌으니까 만족스러웠다.


내려오는 길에 돌담에 둘러쳐진 평지에 무덤들이 몇개 있었는데,

여기서 웨딩촬영을 하는 사람들도 있는게, 뭔가 아이러니한 풍경이었다.


올라갈때까지만 해도 맑은하늘에 구름몇점이 있었는데

거의 다 내려오니 하늘이 금새 흐려졌다.

역시 인슈가 날씨복덩이인거 같다.


초점이 좀 아쉽긴 하지만 그래도 참 재밌는 사진을 하나 건졌다.

그냥 바위에 구멍이 나있는건줄 알았는데,

나오는데 보니까 이게 분화시에 날아온 화산탄이라고 한다.

분화구에서 여기 입구 근처까지 이런 돌덩이가 날아오다니..

자연의 힘은 감히 인간이 가늠할 수 없는 수준이다.


다음코스로 섭지코지를 가려고 했는데,

일단 가는길에 빵과 아이스크림은 무조건 들어야 하는 인슈의 요청으로

성산일출봉쪽으로 살짝 돌아서 

인슈가 주문해서 사먹던 그곳 어니스트밀크에 들렀다.


생긴지 얼마 안된건물동 한가운데에 있어서인지,

주차공간이 아주 널널했던데 비해, 정작 여길 찾는게 어려웠다.


옛다 아이스크림.

확실히 와이프와 함께 여행을 다니니 동선 사이사이에

요런곳들이 들어가게 된다.

약간 돌아가기는 하지만, 그래도 중간중간 당도 보충하면서,

무엇보다도 좋아하는 모습을 볼수 있으니 들러주는 보람이 있는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