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RK SERAPH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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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CAMBODIA

2015.12.21 캄보디아여행 - 타프롬

다크세라핌 2022. 2. 2. 15:41

셋째날의 투어일정은 다소 빡빡한 편이었다
아침일찍 일어나서 조식을 먹고 버스를 타고 툭툭이 타는 곳으로 가야했다.
셋째날은 앙코르톰과 앙코르와트 투어, 이번 여행의 하이라이트와도 같은 날이었다.

 

먼지를 방지하기 위해 마스크를 하나씩 쓰고 출발..
십여대의 툭툭이가 줄지어 이동하는 것도 나름의 장관이었다
본래 앞뒤로 4명도 탈 수 있지만, 2인 1조로 탈수 있어서 편하게 갈 수 있었다.

 

해자를 지나고,

 

저 멀리 어딘가의 사원으로 들어가는 문을 지나서

 

그냥 사진을 찍어도 벽이 이렇게 흔들릴 정도로 빠른 속도로 이동해서...
(그래봐야 오토바이지만)

 

마침내 좁아 보이는 타프롬 사원의 입구에 도착할 수 있었다.

 

분명 무언가 벽이나 건물이 있어야 할 것같은 곳이었는데,
여긴 아직 복원이 덜 된것 같았다.

 

타프롬의 메인사원으로 가는길에 옆에 있었던 건축물...
그나마 나무를 베어서 길을 정비해서 이 정도로 길이 열려있는것이고
원래는 이곳이 그냥 숲으로 덮여 있었다고 한다.
숲 속에서 이 유적군을 발견한 당시의 놀라움이...
가지 못한 길에서 꼭 이루고 싶었던 그것이라 무척이나 부러울 뿐이었다.

 

나무 한그루가 자라있는 타프롬의 중심부의 입구.
툼레이더의 촬영지로 유명한 곳이었고,
이곳에서는 유적관리와 가이드를 하는 압사라라는 단체에서 포인트마다 사진촬영을 해주고 있었다.

 

타프롬은 자야바르반 7세가 자신의 어머니의 상을 안치하기 위해 건립하였다고 한다.
어제 만나본 룰루오스의 유적과는 달리 이제 이곳은 불교의 영향을 받아 지어진 유적들이었다.
(물론 불교가 힌두교의 많은 종교관을 흡수하여 그게 그거같아졌지만)

 

인간의 건축물은 대자연의 힘 앞에서 무력하다는 것을 보여주듯
나무는 건물을 휘어감고 그 위로 자라있었다.
하지만, 인간역시 속수무책으로 당하지만은 않았다.
이 나무를 베어내거나 건물을 포기하는 대신 성장억제제를 주사한다고 한다.

 

그동안 본 사원중 단일 건물로는 가장 큰 규모의 건축물 뒤로, 수 많은 돌들이 쌓여있었다.
이 돌을이 조립되면 새로운 건물들이 복원될 수 있지 않을까?
워낙 앙코르 왕조에 대한 기록이 없기도 하고,
캄보디아가 가난한 나라이다 보니 복원작업 자체가 더딘 상황이라고 한다.

 

사원의 뒤쪽으로 가는길은 또다른 거대한 나무의 아래로 지나가야했다.
정면을 보니 역시나 건물이 나무에 삼켜져 있었다.
자야바르만 7세 왕이 정말 공을 많이 들인 사원이라고 하는데
세월과 자연의 힘 앞에선 이렇게 무력할 수 밖에 없는건지
두려움과 무상함이 느껴지는 공간이었다.

 

왕을 위한 추모공간이라고 하는 이 건물 안에서는
가슴을 두드리면 마치 북을 치는 것과 같은 소리가 울린다.
모친을 잃은 슬픔에 괴로워 하는 왕의 울음소리가 외부에 들리지 않게
가슴을 치는 소리가 울리게 만들어졌다고 하는데
우연의 일치이든 그러한 건축기술을 가졌든 대단한 건축물임에 틀림없었다.

 

이 나무는 타프롬의 이곳 저곳을 세심하게 파고 들어있었다.
정말 지독한 번식력이라고 밖에 할수 없었다.

 

복원상태가 좋아보이는... 
혹은 파괴가 되지 않은 건물틈새로 다시 이동했다.
툼레이더를 게임으로도 영화로도 본적은 없지만
마치 그 안에서 던전을 이동한다면 딱 이런 모습이 아닐까 싶은 배경이었다.

 

무너진 회랑과 위쪽의 돌들이 아래쪽의 돌들에 의해 받쳐져 있는
회랑을 따라서 타프롬의 뒤쪽을 향해 가고 있었다.

 

회랑 중간의 창문틈으로 보이는...
나무에 갇힌 불상...
태국 아유타야의 왓 마하탓에서 본 나무에 갇힌 불두가 생각나면서..
살아가고자 하는 자연의 섭리는 어쩌면 성스러운 존재인
부처마저도 능가하는 힘을 가졌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언가의 깨달음이 있었지만 종교, 정치적 발언은 자제하겠음)

 

회랑의 끝을 알리는 태양광..
작게나마 탐험을 완료한 기분을 느끼면서..

 

회랑에서 나오자 마자 만나게 되는 타프롬에서 가장 유명한 포토포인트
앞에서 본 나무들이 굵은 뿌리와 가지로 건물을 휘어잡은데 비해
이곳의 나무는 가느다란 뿌리들이 마치 거미줄처럼 건물을 휘어잡고 있었다.

 

타프롬의 데바타는 룰루오스 시절보다 많은 시간이 흘러서인지
장식도 화려해지고 표정과 손동작이 압사라의 수많은 수인과 같이 다양해진 모양이었다.

 

본래 이곳의 구멍들은....
방향에 따라 색색의 보석들이 박혀서 장식되어 있었다고 하고,
위에서 내리쬐는 태양광에 의해 아름답게 빛났다고 하는데
누군가에 의해 전부 파내어졌다.
이 유적군을 처음 발견한 프랑스의 학자들인지,
그 이전에 도굴을 자행한 도굴꾼의 짓인지는 모르겠지만
후세에 대한 씻을수 없는 죄를 지은셈이다.

 

나가는 길 앞쪽...
그러니까 사원의 마지막 까지도 거대한 나무에 의해 갇혀 있었다.
타프롬을 굳이 이 상태로 보존하는것도 
전체적인 컨셉(?)을 봤을때 상당히 매력적인것 같았다.

 

나가는 길목 옆에 있는 부조....
다른 팀을 인솔하던 가이드가 이 부조를 보고 앙코르 인들이
공룡의 존재를 알고 있었다고 했는데..
그러고 보니 밑에서 세번째 부조는 영락없는 스테고사우르스였다..
물론 나가라는 거대한 뱀과 원숭이종족, 아수라 같은 존재들도
등장하는 힌두 신화에 비추어 보면 상상속의동물 한두종 정도야
얼마든지 특별출연해도 그러려니 할 수 있을것이다.

 

나가는 길목에 요니 위의 불상이 파괴되어 있었다.
불교국가들 간에는 상대국의 기를 끊는 방법으로
주요 사원의 불상의 목을 잘랐다는데.. 이곳도 같은 상황이었다.

자야바르만 7세왕은 이 주변의 숲에
목재의 왕이라 불리우는 백단과, 오가피, 고무나무 등을 심었다고 한다.
이 임산자원은 수백년이 지난 지금도 국가의 수입원이 되고 있다고 하니
한명의 성군은 누대에 걸친 백성들을 돌본다는게
비단 우리나라만의 일은 아니었나 보다.

 

가이드님이 직접 도와줘도 된다고 한 지뢰 피해자분들..
일본등의 다른 국가들이 유적과 자원을 개발해주는 대신
그 개발을 위한 개척작업을 현지인들에게 맡겨..
크메르르주 시절과 내전시절에 매설된 지뢰에 의한 피해를 받은분들인데
정권을 잡기 위한 싸움을 위해 수많은 민간인이 피해를 보았고,
자원을 개발하기 위한 기업의 이윤추구에도
역시나 노동자였던 이들이 피해를 보고 있는 현장이었다.
그리고 지뢰가 얼마나 비 인도적인 무기인지를 새삼 깨달을 수 있었다.
약간의 돈을 기부하자 고맙다고 아리랑을 불러주셨다.

 

이곳에서도 개팔자는 상팔자였고.

 

나가는 문은 앙코르톰의 상징인 사면두의 관세음보살상의 문이었다.
아마 들어오는 문도 이러한 문이었어야 했을텐데..
아직 복원이 덜 된것 같았다.

 

이곳의 복원은 인도에서 도와주었다는 인증패널..
유네스코와 이곳의 문화재 관리자인 압사라의 문양을 볼 수 있었다.

후문쪽에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 툭툭이에 다시 올라타서
다음 장소로 출발하였다.
신기하게도 툭툭이 기사아저씨는 우리가 번호를 확인하는 중에
우릴 알아보고 부르곤 했다.
보통 외국인을 보면 다 똑같이 생겨 보일텐데...
하루종일 이용하는 손님이 많아서인지 
사람얼굴을 참 잘 외우는것 같았다.

나로서는 생각할수도 없는 일인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