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코스를 짜면서 고려한 사항중,
비가 오면 정말 할수 있는게 거의 없는곳이니,
숲길을 걸으면 그나마 비를 좀 적게 맞으면서 다닐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
사려니숲길과 비자림을 우천코스로 넣어두었다.
사려니숲길을 점심식사를 하러 가다보니 동선상 지나쳐버려서
이번에도 딱히 가보지 못했고,
대신 지금까지 동선에서 한번도 가보지 않은 동북쪽에 있는
비자림으로 향했다.
비자림 입구쪽에 주차장이 크게 있어서,
길가에 그냥 주차해야 하는 사려니숲길보다 아무래도 편한것도 고려사항이긴 했다.
비자림은 인당 3천원의 입장료도 있는데,
30분에서 한시간 정도를 걸으면서 경치를 구경하는 가격치고는 싼것 같다.
이 숲에 비자나무 2800여 그루가 자생하고 있다는데,
어릴때 바둑학원다니던 시절에 보면 고급바둑판은 다 비자나무판이었다.
여기 나무들이 꽤나 굵긴 하지만,
그래도 바둑판을 만들정도의 크기는 아닌것 같은데,
이게 500~800년 정도 자란 나무들이라고 하니...
바둑판을 만들정도로 큰 비자나무는 얼마나 귀한건지 새삼 꺠달았다.
매표소에서 숲의 입구로 가는길은 군데군데 포토스팟이 만들어져 있었고,
이 구간이 사람들도 제일 많았다.
요 표지판을 시점으로 비자림을 한바퀴 돌아올수 있는 산책코스가 시작된다.
나오는 쪽엔 돌하루방이 있는 포토스팟이 있는데,
마스크를 쓰고있는 모습을 보니 참 웃프다고밖에...
완연한 녹음사이로 나있는 길은..
비가 와서 약간 질긴 했지만, 그래도 나무들이 비를 많이 막아준덕인지,
그렇게 다니기 힘든정도는 아니었다.
숲속이라 조금 덜하긴 했지만,
그래도 덥고 습한건 말로 다 표현할수 없을 지경...
인슈는 또 홀로 앞장서서 가고
난 이번여행 컨셉사진인 뒤에서 지켜보면서 사진을 찍으며 따라갔다.
모든 코스를 다 돌면 3.2킬로 정도의 거리인데,
굳이 오르막을 선호하지 않으니 2.2킬로 단축코스로 가볍게 산책만 했고,
그 반환점은 연리지.
두 그루의 나무의 줄기가 이어붙어 한몸이 되어버렸다.
그냥 엉켜있는 나무야 흔하지만 이렇게 서로의 줄기가 붙어버려야
진짜 연리지인데..
본래 연리지는 부모에 대한 채옹의 지극한 효성에 감복하여
나무가 자라났다고 하는 전설이 있는데,
지금은 부부와 연인의 인연에 더 많이 쓰이고 있다.
장한가의 한 대목처럼...
하늘에서는 비익조 되고,
땅에서는 연리지가 되어 해로하길 바라는 마음에서..
연리지 따라해봤는데 표정이 왜그러숑???
돌아 나가는 나무데크길가로 새천년 비자나무가 있었다.
수령 800년이 넘은 나무로 이 숲에서 가장 크고 웅장한 나무란다.
(35mm 화각이 내 맘에 들긴 한데 이렇게 좁은 길에서 큰 대상을 찍는게 어렵네...)
그리고 또 홀로 걸어내려가는 인슈를 따라 나무데크길을 지나,
온 길과는 반대로 돌담길을 따라 내려갔다.
내려가는 길에 발견한 구멍뚫린 나무..
비자림에서 제일 밝은 인슈를 한장 남기면서..
비자림 산책을 마무리했다.
숲에서 힐링을 충분히 했지만,
덥고 습한 날씨의 습격으로 지쳤으니,
인슈의 최애카페 어니스트밀크에 가서 체력보충좀 하기로 하고 성산으로 출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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