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혼여행의 마지막날은 별다른 일정 없이,
오전 11시 30분에 호텔에 가이드가 픽업을 오기로 되어있어서,
다른 커플들은 전부 오전 여유를 즐길 수 있었는데,
우린 마지막날에 스냅촬영이 잡혀서 부랴부랴 준비해서
9시에 콜로세움 옆에 있는 콜로세오역으로 가야했다.
또 일찍 일어나서 조식을 먹고(이 날도 라면신세를 져야했다)
호텔 리셉션에 요청해서 택시를 잡아타고 콜로세오 역으로 갔다.
여기서 프렌드 포스트의 사설 우편함을 찾아서 엽서를 보냈는데, 아직도 오지 않았다.
다시한번 강조하지만 프렌드 포스트 절대 쓰지말고 정식 우체국을 이용하자.
스냅작가님과 미팅을 하고 콜로세움, 콘스탄티누스의 개선문을 배경으로 촬영을 시작했다.
그리고 바로 옆에 있는 포로 로마노로 이동하면서
이곳을 배경으로도 스냅촬영을 진행했다.
어제 이곳을 못 가고 지나가서 아쉬웠는데,
이렇게 길을 따라서 쭈욱 돌아볼 수 있었다.
김진명의 소설 코리아닷컴에 로마포럼이라는 이름으로 등장했을때부터,
한번쯤 보러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긴 했는데,
폐허유적을 캄보디아에서도, 아유타야에서도 보고 왔지만,
이곳의 폐허는 뭔가 정돈된 모습의 폐허를 보존하고 있었다.
포럼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천년제국 로마의 중심지였던 만큼,
폐허가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과거 찬란한 영광을 누리던 대제국의 중심지의 면모를 볼 수 있었다.
다만, 그 역시도 폐허가 될 수 밖에 없었다는 점에서,
아무리 강력한 제국과 넓은 영토도 흘러가는 시간 앞에서는 무력할 뿐이라는
여느 폐허에서나 느꼈던 그런 느낌도 함께 다가왔다.
핑계김에 지나가다가 한컷..
스냅촬영한다고 좀 춥게 입고왔는데,
날이 좋고 햇빛이 따뜻해서 정말 좋았다.
변덕스럽기 짝이없는 유럽의 날씨에 대해 걱정을 하고 왔는데,
신혼여행 내내 더할나위 없이 좋은 날씨만 만났다.
앞으로 우리 부부의 삶도 부디 좋은 날씨들과 함께할 수 있길 빈다.
길가에서 카이사르를 만났다.
S.P.Q.R은 라틴어 Senātus Populusque Rōmānus로,
'로마 원로원과 인민들'이라는 로마의 공식 국호이다.
그래서 로마에서는 여기저기에서 S.P.Q.R이라는 글귀가 새겨져있다.
하다못해 맨홀이나, 표지판등조차도..
꽤나 많이 파괴되었고,
중간에 건축자재로 가져다가 사용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워낙 큰 규모의 유적지인데다, 발굴이 잘 되어서 복원도 어느정도 이루어져 있었다.
다시 로마를 방문할 기회가 생긴다면,
꼭 저 내부를 둘러보리라...
한시간이 좀 안되는 시간만에 스냅촬영을 마무리하고,
남은 시간동안에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진실의 입까지만 보고 가기로 했다.
항상 인수와의 여행은 마지막날 짧은 시간을 알차게 보냈으니,
이번에도 한시간 반 남은 픽업시간까지 한번 알차게 보내보는걸로...
버스타고 지나가다 봤던 비토리오 에마누엘레2세 기념관을 지나쳐서
사실 여기서 진실의 입까지의 거리 정도에 판테온도 있었는데..
둘다 갈 시간은 안되어서 약간 고심은 했지만,
그래도 판테온은 바티칸 박물관에서 비스무리한걸 봤으니까,
혹시 모를 다음 여행에 맡겨두기로 했다.
캄피돌리오 언덕을 올라가는 이 미켈란젤로의 계단
한단 한단이 사다리꼴 형태로 되어있는데,
계단이라고 하기에는 약간 위로 기울어진 형태로 되어있다.
신기하게도 올라가는 방향을 보고 찍으면 원근법으로 인해서 평평한 계단처럼 보인다.
이렇게 밑에서 위로 사진을 찍는데 일반적인 계단으로 보이다니..
이탈리아에서 만난 르네상스 시대의 거장들의 발자취는,
천재의 창조물이 얼마나 위대한 것인지를 보여준다.
그들은 기존에 없던 새로운 것들을 하나씩 구현해 내었고,
결국 그 창조물들이 하나씩 모여 오늘날이 만들어지게 된게 아닌가..
정말이지 미선생님 항상 느끼지만 대단하십니다.
신혼여행 포스팅은 이제 단 한편 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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