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렌체는 도시 전체에서 두오모의 쿠폴라가 보일정도로
작은 도시이다 보니 조금 걸어가니 두오모가 눈에 들어왔다.
두오모라는 이름이 더 익숙하지만 정확한 명칭은
'산타 마리아 델 피오레 대성당' (꽃다운 성모마리아 대성당)
대성당 건물 자체는 만들어진지 한참 되었지만,
쿠폴라는 공모를 걸쳐 부르넬레스키에게 맡겨졌고..
냉정과열정사이를 감명깊게 봤다는 내 와이프의 버킷리스트중 하나인
쿠폴라 오르기를 위해서 미리 시간을 정해 예약을 해두었다.
포토포인트로 많이 보이는 산조반니 세례당 옆쪽..
본래 소매치기가 득실거린다는데 얼마전 있었던 불미스러운 사건 때문인지
헌병이 여기저기 배치되어 있어서
우려했던 사기꾼이나 소매치기는 찾아보기 힘들었다.
성당 앞에 대형 크레인으로 무언가 작업을 하고 있었는데,
입장에는 전혀 문제가 없는것 같았다.
티케팅을 미리 하지 않았으면 여기서 줄을 서서 기다리다가
사람들이 나오는 타이밍에 들어갈 수 있다고 하는데,
시간을 정해두고 오니 마음이 편했다.
인슈는 이탈리아에 와서 1일 1젤라또를 실천하고 있다.
안그래도 아이스크림이라면 사족을 못쓰는데,
젤라또의 본고장에서 계속 먹으면 질리지 않을까 싶었는데..
결국 안질리고 계속 잘 먹더라..
한국에서 제일 높은건물에서 근무중인데도 불구하고
이곳을 가까이에서 올려보니 더 높아보였다.
그리고 저길 걸어올라가야 한다고 생각하니 더 까마득히 높아지는것 같았다.
줄을 서서 짐 검사도 받아가면서 입장..
들어가자 마자 단테의 신곡이 걸려있었다.
요새 종교들이 지옥은 불타는곳으로 홍보하는데,
그거 다 저 사람이 써놓은 작품에 나온거라는거..
좁아터진 계단을 오르다보니 여섯성인상의 복원과 관련된 정보와
여섯 성인들의 상이 있었다.
접근할수 없게 쳐놓은 창살때문에 갇혀있는것 같아 보인다.
사진한장 찍을 타이밍동안 쉬어가기...
총 463개의 계단이라는데 이곳이 이제 4분의 1쯤 올라왔을라나..
월드타워 기준으로 17층 우리 사무실 정도의 높이를 걸어올라가야하다니...
계단이 나선형에 엄청 좁아서,
줄줄이 올라가야하다보니 쉴 틈이 없이 올라가야 한다.
잠깐잠깐 멈춰설때마다 숨을 돌리면서
환기구가 이렇게 뚫린곳은 그나마 공기가 좀 더 맑았다.
한참을 올라왔는데 이제 성당의 상부...
올라오는 내내 헉헉거리면서 올라왔는데,
아직 쿠폴라 돔까지는 좀 더 올라가야 한단다.
돔 하부의 최후의 심판을 감상하면서 조금 숨을 돌리고
좁은길을 안내하는대로 이리저리 따라 올라가다보니..
정말 주님이 눈앞에 보일만한 타이밍쯤에 위쪽에 빛이 보였다.
이 성당에서 수도하던 성직자들은 신앙이 흔들릴때
한번쯤 이 쿠폴라를 올라주면서..
주님을 영접하다보면 신앙심이 절로 깊어졌으리라...
평소의 나였다면 여기서 냉정과열정사이 BGM과 함께.
'나쁜사라~암'드립을 쳤겠지만..
너무 힘들어서 드립은 커녕 숨만 가빴다..
어쨌든.
피렌체 시내가 한눈에 들어오는 이 곳..
아래에서 올려봤을때 한참 높아보이던 조토의 종탑이 아래 있는거 보니
쿠폴라가 높긴 높은가보다..
이곳에서 360도를 돌아보면 피렌체 시내 전체를 볼 수 있다.
미켈란젤로 광장과 베키오궁전이 보이는 남쪽
저 멀리 보이는건 산타마리아 노벨라 성당과 흡사하게 생긴
산타 크로체성당.. 자세히 보면 노벨라성당의 파사드가 좀 둥그스름한 반면
크로체 성당은 각이져있다.
중세 유럽은 위인들을 성당에 안치했는데,
저 크로체 성당에 미켈란젤로와 갈릴레오 갈릴레이, 마키아벨리 등
한 시대를 풍미한 위인들이 묻혀있다고 한다.
올라오느라 땀에 절어있는머리..
그러나 이 정도의 고생으로 이 광경을 볼수 있다면,
언제든 다시 올라오리라..
스테인드 글라스 작품들은
철망에 가려져 자세히 보기가 어려웠다.
조토의 종탑이 이곳보다 낮긴 하지만,
저 위쪽도 올라가볼수 있다고 한다.
쿠폴라는 시간을 지정해서 예매를 해야하는데,
저곳은 두오모 통합입장권으로 올라갈수 있지만..
더 높은곳에 올라와봤으니 그건 패스..
큰 도시는 아니지만..
도시 전체가 이렇게 아름다울 수 있다니.
메디치가문은 도대체 어느정도의 부를 축적했던것인가..
사진찍어주는사람 도촬하기. 머리에 뿔난거봐라..
숨좀 돌리자마자 다시 장난끼가 동하다니..
요기가 쿠폴라로 올라오는 마지막 계단인데 보다시피 엄청 좁고 가팔라서
좌우를 잘 잡고 올라와야 한다.
올라가는 사람과 내려가는 사람들을 적절히 조절해주는데,
올라가는 계단과 내려가는 계단은 중간중간 구간이 겹치는데,
대기구간에서 관리해주는 사람들 덕분에 짬짬히 쉴 시간이 생기면서,
올라가고 내려가는데 사람들끼리 부딪히는 일이 거의 없다.
사실 2명이 지나가는게 거의 불가능한 좁은 나선계단이니까..
관리하지 않으면 안되지 않을까..
돔쪽의 계단은 벽이 이렇게 벽돌식으로 되어있고, 좁다.
천장의 최후의 심판을 감상할수 있는 이 공간은
역시 좁다..
하지만 유리 너머로 보이는 저 웅장한 최후의 심판이란...
로마 시스티나에서 최후의 심판을 보기 전까지는
이 작품이 나에겐 최고의 최후의 심판이었다.
여섯성인상의 반대공간에는
큐폴라 제작에 사용된 도구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내려가는 길이니 여기선 굳이 쉬지 않았다.
(극심한 운동부족인거 절실히 깨달았다)
밖으로 나가는 마지막 길목에서 사람들이 없을때 사진 한장씩...
와이프의 버킷리스트가 하나 지워지는 순간인데,
올라가본 순간 바로 버킷리스트에 등재하면서 지우게 된 곳이었다.
올라가는 길이 힘들다 힘들다 하지만,
땀좀 흘리면서 올라가면 충분히 갈만한 곳이고..
(내가 심한 운동부족)
그곳에서 피렌체의 전경을 내려보면
이 정도의 노력은 사서라도 들일만한 곳이라고 생각될 것같다.
비록 이곳을 위해 우피치를 포기했지만..
우피치를 가기위해 이곳을 포기했다면 아마 더 아쉬웠으리라..
본래 여기서 피렌체 첫날의 포스팅을 마무리 하려 했으나,
분량조절상 한편을 더 쓰는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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