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혼여행도 어느새 절반이 지나가버렸다.
넷째날은 피렌체로 이동해서 1박2일의 완전 자유여행을 즐기는 날인데,
이날은 메스트레역에서 8시 47분차를 타고 이동하는코스..
빵위주의 조식이었는데 여행중에 유일하게 밥이 제공되는 곳이었다.
난 양식위주의 호텔조식을 많이 좋아하진 않지만, 그래도 질리진 않을줄 알았는데,
4일만에 슬슬 조식식사량이 줄기 시작했다.
메스트레역에서 피렌체 산타마리아 노벨라역까지는 딱 2정거장이었는데,
달랑 2정거장을 가는데도 연착을 해주는걸 보면,
이탈리아 철도체계는 그냥 답이 없었다.
당연히 인슈랑 둘만 여행하는걸 가정해서,
호텔까지 가는길을 구글맵으로 미리 찾아봐가면서 연습했는데,
일행이 많아서 세커 플이 함께 호텔에 짐을 맡겨둘수 있었다.
각자 짐을 맡겨두고 이제 피렌체에서의 일정은 각자 알아서..
다시 역 앞으로오니 산타마리아노벨라 성당의 뒷면(?)과
저 멀리 두오모의 큐폴라가 함께 보이는 기막힌 뷰포인트(?)가 있었다.
제일먼저 역 앞에 있는 산타마리아노벨라 성당쪽으로..
작은 골목을 끼고 들어가니 작은 광장이 나왔다.
베네치아에서는 가이드투어를 해서 잘 몰랐는데,
여기를 둘이서 오니 저 우측하단에 있는 사람이 말을 걸어왔다.
안녕하세요, 니하오, 곤니치와, 신짜오 등등
안녕하세요만 대략 10여개 국어로 말을 하는데,
전형적인 서명받는척하면서 기부를 강요하는 사기꾼의 패턴이라 가볍게 무시..
아닐수도 있었겠지만,
이날의 나는 인간에 대한 경계심이 정말 가득차있는 상태였다.
그런건 제껴두고 산타마리아노벨라성당은 정말 아름다웠다.
벽돌건물인 뒷면과는 달리, 파사드는 대리석으로 장식되어,
직선과 곡선의 유려한 멋을 두루 갖추고 있었다.
이 성당의 내부에 마사초의 성삼위일체와 보티첼리의 동방박사의 경배가 있다고 하는데,
오늘 일정이 너무 빡빡한 관계로 안에 들어가보지는 않았다.
피렌체에서 1박2일을 풀로 사용하는 일정인데,
이 도시는 정말 겉핥기로 본다면 하루면 충분하겠지만,
속까지 다 보려면 한달도 모자를테니까...
예술작품도 감상하는 깊은 여행은 뒷날의 나에게 양보하기로 했다.
오벨리스크가 좀 짤리기는 했지만,
피렌체에 대한 로망에 가득차있는 내 와이프는 세상에서 가장 행복해보인다.
피렌체 거리의 건물들은 꽤나 고풍스러우면서,
상당히 통일된 멋이 있었다.
이 엄청난 도시를 만들어내고 그대로 피렌체시에 기부한 메디치가의 재력은...
도대체 상상이 가지 않는다.
레푸블리카 광장이 공사중이긴 했지만,
나름 그곳의 상징인 회전목마와 버스킹은 유지되고 있었다.
시뇨리아 광장 방면으로 가는길에 오르산미켈레성당을 만났다.
사실 찾아갈 생각은 아니었는데, 무료개방되고 있는김에 한번 들어가 보았다.
피렌체의 상인길드들의 성당이었다고 하는데,
각 감실마다 길드들의 수호성인이 조각되어 있다고 한다.
성당내부에 들어가자마자 고딕양식의 엄청나게 아름다운 감실속에
성모자화가 있었다.
성당의 제대뒤에도 조각상과 성화들이 있었는데,
기도를 하는사람들과 내부수리를 하는분위기에,
그냥 들어와있으면 안될것 같아서 1층만 살짝 둘러보고 나왔는데,
사실 이곳은 평일 10시부터 5시까지 개방되는 곳이라고 한다.
그리고 외부에 있는 성인상들이 2층과 3층에 원본이 보존되어 있다고 하는데,
도나텔로의 성 게오르기우스상도 있다고 한다.
나름대로 열심히 공부를 하고 갔지만,
내 지론대로 아는만큼만 보인다고,
보물이 가득한 곳에 가서 그것이 보물인지도 모르고 나왔으니..
이곳의 2층과 3층도 언젠가 여유있게 방문할 뒷날의 나에게 양보하는걸로..
그리고 마침내 시뇨리아광장과 베키오궁전을 만날수 있었다.
그리고 그 뒤쪽의 우피치도...
피렌체 여행코스를 보고 당연히 우피치 예약을 하고 싶었으나,
1박2일중 하루는 쇼핑을 하러가야하고,
남은 하루는 냉정과열정사이를 사랑하는 와이프와 함께 두오모 큐폴라를 올라가야하니,
우피치는 아쉽지만 다음기회로 미룰수밖에..
베키오궁전 주위로는 익숙한 작품들을 볼수 있었다.
제일먼저 보이는 유디트..
그리고 가장 많은 인기를 얻고있는 다비드상.
안전상의 문제로 모조품이라고 하는데,
반대쪽의 힘을 상징하는 헤라클레스와 함께 지혜를 상징하는 조각상인데,
많은 사람들이 이쪽에서만 사진을 찍고 있다.
그리고.... 이런장난도 한번쯤...
궁전 바로 옆은 로지아 데이 란치라고 야외전시장 같은 공간이 있었다.
메두사의 머리를 들고있는 페르세우스가 가장 인상적이었고,
저 역동적인 장면은 폴리세나의 약탈..
아킬레우스가 트로이의 공주 폴리세나를 약탈해가면서
칼을 휘두르는 그 장면..
가운데에 안내판이 있어서 작품의 간단한 설명을 볼 수도 있다.
아킬레우스의 반대쪽으로는 켄타우로스를 처치하는 헤라클레스가 있었다.
베키오궁전 내부에는 헤라클레스의 과업과 관련된 조각들이 전시되어 있다고 하는데,
줄이 길었던 관계로 500인을 방을 포함한 베키오 궁전 내부도 포기
베키오궁전 바로 옆...
우피치 미술관의 외곽에는 이렇게 피렌체와 르네상스를 대표하는 인물들의 조각상이 있었다.
레오나르도 다빈치
단테!!
그리고 갈릴레오 갈릴레이도..
당대의 위대한 예술가들에 대한 후원으로,
도시 전체에 걸작을 수도없이 남긴것 하나만으로도
메디치가문은 위대한 명문가랄수 밖에 (물론 꼭 좋은일만 한건 아니지만..)
우피치... 다음엔 꼭 들어가볼수 있기를
다리하나를 건너니 저 멀리 베키오다리가 보였다.
그럼 일단 인증샷 하나 남겨주면서..(인간셀카봉)
본래 이곳의 명산품인 가죽제품을 생산하는 상점이 있었던 곳이었는데,
위치가 베키오궁전 근처다보니 아무래도 그 냄새때문에 가죽상점을 전부 쫒아내었다고한다.
그리고 그 자리에 귀금속세공을 하는 장인들이 터를 잡았고..
오늘날까지 이 다리에서는 귀금속과 보석가게가 주를 이룬다.
지금은 유명브랜드의 시계점도 들어왔지만,
다리의 좌우가 모두 귀금속을 판매하고 있다.
아마 단일 다리하나의 가격(?)으로 따졌을때 세계에서 가장 비싼 다리가 아닐까 싶다.
베키오다리에서 미켈란젤로 광장쪽으로 아르노강을 찍어보았다.
날이 다소 흐리긴 했지만, 그래도 도시의 분위기상 약간 흐린날씨가 더 잘 어울린다.
피렌체에서도 엽서한장 보내려고 피렌체 중앙 우체국에 왔다.
포르티치라는 꽤나 오래된 건물에 위치하고 있어서,
그동안 가보았던 어떤 우체국보다도 웅장한 곳이었다.
여기서 번호표를 뽑고 한참을 기다렸는데,
엽서를 보낼땐 반대편의 창구에서 우표를 구입해서 보내면 된단다.
괜히 아까운 시간만 한참을 낭비했다.
어쨌든 우표를 붙여서 엽서한장을 집으로 보냈다.
(무사히 도착했음)
3시 반에 두오모 큐폴라를 예약해두었으니까,
일단 검색해서 찾은 파스타가게를 가기로 했다.
산타마리아 노벨라성당앞쪽 골목에 있는 오스테리아 파스텔라.
구글맵과 유럽여행 카페를 검색해서 간 곳인데,
그래서인지 한국인들이 정말 많았다.
식전요리로 두부강정같은게 나왔다.
그리고 식전빵도..
인슈는 그 와중에도 샐러드를 시켰고
트러플파스타는 일정량의 주문이 모이면 저 치즈보울을 가져와서
바로 만들어주는 방식이었다.
요게 자르기전의 송로버섯..
치즈에 불을 붙여 녹인후 파스타를 넣고 비벼서 접시에 옮겨담고는
요렇게 트러플을 잘게 잘라서 올려준다.
트러플의 향이 맞지 않는 사람은 절대 못먹는다고 하는데,
난 이 향이 참 맘에들었다.
맨날 느끼한거만 먹어서 느끼한거 싫다고 해놓고는 파스타를 시켜먹었는데,
피렌체 여행을 갈일이 있다면 한번은 꼭 먹어볼만한 맛이었다.
이탈리아에서는 식후에 이렇게 리큐어 한잔을 내준다.
생각보다 독하면서도 달콤한 맛이었는데,
우리나라 한정식집에서 매실차를 주는것과 같은 맥락인것 같았다.
점심을 먹고 피렌체여행의 코어를 장식할 두오모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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