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모도쏠라역을 시작으로 이탈리아기차여행이 시작되었다.
목적지인 베네치아 산타루치아역은 오후 2시 40분 도착 예정이어서,
중간에 점심을 먹을 곳이 없었기에 브리그역에서 간단히 먹을 것을 준비했어야 했는데,
면세도장을 받느라 정신이 없어 준비하지 못한게 아쉬웠다.
1시쯤 되니 이미 배속에서 배고프다고 난리가 나서,
기차에 있는 식당칸을 가보았는데,
메뉴를 보니 배가 고프지만 그냥 참고가지 싶은 생각이 들었다.
레토르트 식품을 간단히 데워주는 정도인데도 가격도 세고,
(스위스 출발차이기 때문인지 가격이 스위스프랑으로 되어있었다)
종업원은 전혀 친절하지 않았다.
그냥 베네치아 도착하면 뭔가 먹으면 되겠거니 하고 참고 갔다.
밀라노를 지나고 베네치아 메스트레역을 지나니..
베네치아 산타루치아로 가는 기차길은 이렇게 바다위를 지나가게 되어있었다.
이 다리를 건너던 시간이 오후 3시 40여분..
이미 군데군데 역에서 정차를 거듭하다보니 1시간이 넘게 연착이 되어버렸다.
오기전에 여행카페 등에서 이탈리아의 기차연착에 대한 악명은 자자하게 들었지만,
스위스에서 너무 정확히 시간이 지켜지기에 간과했는데,
정말 아무렇지 않게 연착이 생겼다.
이탈리아인들의 기질이 한국인과 비슷하다는데,
연착이 생활화된걸 보면, 한국이 좀 더 성격이 급한가보다.
역에 도착하니 가이드님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첫인상이 어느분(?) 닮아서 조금 걱정이었는데,
너무나 열정적이고 재밌게 인도해주셔서
자칫 한시간 이상 연착으로 망가질 뻔한 일정을 살려내주셨다.
역사의 구석쪽으로 이동하면
이렇게 키포인트라는 짐 보관소가 있다.
가방 하나당 6유로에 보관을 해주는데,
나름 공영이기 때문에 가장 믿을만한 곳이라고 한다.
우린 캐리어가 2개에 추가가방까지 맡길 수밖에 없었다.
당연히 차량을 타고 이동하는 투어를 상상했는데,
베네치아에는 차가 없다고 한다.
그래서 무조건 도보투어를 해야한다고..
키포인트에 짐을 다 맡겨두고 오길 잘한것 같았다.
산타루치아역 앞의 스칼치 다리를 건너면서 투어가 시작되었다.
베네치아는 섬들 사이에 수많은 다리가 이어져 있는데,
이 대운하를 가로지르는 다리는 몇 없고,
자연섬도 있지만 기둥을 박아세워 그 위에 만들어진 인공섬도 있어서,
이 작은 섬들을 잇는 다리들이 엄청나게 많다고 한다.
그리고 인공섬들이 건물의 무게때문에 조금씩 가라앉고 있다보니,
세금을 걷어서 도시 복원을 위해 쓴다고 한다.
대운하 말고 중간중간 이런 골목길 같은 운하들도 있었다.
1층에는 대부분 이런 차수벽이 쳐져 있었다.
사람이 사는 주거공간은 이렇게 차수벽을 쳐두고,
사람이 살수 없게된 곳은 그냥 물이 흐르는 곳도 있다고 한다.
여긴 1층보다 2층 이상의 가격이 더 셀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스위스의 분위기와는 사뭇 다른 건물들..
이렇게 기둥이 여기저기 박혀 있는데,
이게 자가용 보트 주차장이라고 한다.
무려 배에다가 주차단속도 하고, 속도 규제도 한다고 하니,
세상에 이런 도시가 어디 있겠는가..
베네치아스러운 이런 분위기에선 인증샷을 하나 남겨주고..
1시간 연착의 후유증은...
이 상점가를 제대로 구경도 못하고 마구 지나가게 되면서 나타났고,
사진 찍을 시간도 상당히 줄일 수밖에 없었다.
가이드님의 빠른 걸음을 따라가느라,
배고파서 이미 지친 몸이 축축 늘어지고 있었다.
그리고 숨이 좀 차오를때쯤 리알토다리에 도착했다.
베네치아의 상징과도 같은 이 다리는,
이곳에서 가장 오래된 다리라고 한다.
당연히 관광객들이 많이 찾아오는 곳이다보니,
소매치기가 참 좋아하는 곳이라고 해서 엄청 신경을 곤두세웠다.
연착에 대한 악명뿐만 아니라 사기꾼과 도둑이 많은 곳이라고,
이탈리아 여행후기에 도배가 되어 있으니 미리 준비를 해오긴 했지만,
그래도 상당히 신경이 쓰이다 보니 주변에 있는 모든 사람을 경계하게 되었다.
그런데 그들도 우리를 경계하더라는...
다리 아래로 곤돌라, 수상버스 등이 쉴새없이 돌아다녔다.
여긴 대운하를 중앙로로 치고,
중간중간을 관통하는 수많은 노선의 수상버스가 돌아다닌다고 한다.
물의 도시답게 주요 운송수단이 배라니..
눈이 빠지게 경계하는 와중에도 할건 다 하고...
저 뒤로 청주커플이 깨알같이 우정출연을 했었네..
요 건물은 오페라등의 공연장이라고 하는데,
가격이 꽤나 비싸다고 한다.
리알토다리를 지나 바로 곤돌라를 타러간다고 해서,
상당한 거리를 달려가면서 이곳저곳을 그냥 훑어보는 와중에
멋진 건물이 있으면 일단 사진을 찍고 봤는데,
그러다보니 설명이 상당히 부실해졌다.
우리가 오기 불과 1주전에 베네치아에 물난리가 나서,
허리까지 물에 잠긴다고 했는데,
그게 원래 조수간만의 차 때문에 어느정도 넘치는 시즌이 있다고 한다.
다만 이번엔 좀 더 많이 넘친거 뿐이라고 하는데,
지나가는 길에 이끼가 낀 높이까지는 물이 찰 수 있다고 한다.
물이 차오르면 보통 장화를 신고 투어를 진행한다고 하는데,
한번쯤 경험해 봤음직하다는 생각이 들긴 했지만,
그래도 저 물에 발을 담그는게 그렇게 좋아보이지만은 않았다.
4명의 신약 복음사가 중 한명의 유해가 있는 곳이다보니,
여기저기 오랜 역사가 드러나 보이는 성당들이 꽤나 많았다.
천천히 볼수 있었으면 좋으련만 그래도 해가 떨어지기 전에 곤돌라 타는 곳까지 도착할 수 있었다.
곤돌라 한대에 6명이 타게 되어있는데,
가위바위보 승리한 인슈덕에 둘이 나란히 앉아서 갈 수 있게 되었다.
곤돌리에도 나오게 한컷 남겨주고,
2등한 커플은 우리 앞에 마주보고,
3등한 커플은 한명이 곤돌라 앞쪽에서 역방향으로,
나머지 한명은 2등커플의 앞쪽에 앉게 되는데,
역방향 자리가 좋진 않지만 방해꾼들이 없어서 인생샷을 건지는 자리라고도 한다.
곤돌라는 곤돌리에가 직접 노를 저어야 하다보니,
장거리를 가진 않고 주로 관광객들을 위해 골목길 한바퀴를 도는 정도로
30~40분 정도를 운행한다고 한다.
예전엔 나름 곤돌라가 운송수단이기도 했고,
다양하고 화려한 색으로 꾸밀수 있었다고 하는데,
베네치아에 흑사병이 돌면서 시신 운구용으로 사용되기도 하다보니,
이제 무조건 검은색으로 칠해야 한단다.
그래서인지 곤돌라의 외관을 꾸미진 않고,
저 왕자리(우리커플 앉은자리)의 의자를 화려하게 꾸민 곤돌라가 종종 보였다.
한바퀴를 돌아 작은 규모에 화려하게 꾸며진
산타마리아 델라 살루테 성당이 눈에 들어왔다.
살루테는 건강이라는 뜻으로 흑사병이 잠잠해진 이후에,
살아남은 사람들의 건강을 기원하면서 지은 건물이라고 한다.
(여담으로 이곳에서의 건배는 '알라 살루테'라고 한단다.)
곤돌라를 타고 골목을 한바퀴 도는사이 어느새 해가 떨어져 어둑어둑해졌다.
여행중에 점심을 굶다니
정말 있을수 없는 일이 일어나긴 했지만,
너무 촉박한 투어일정덕에 요기할 틈도 없이 따라다닐 수밖에 없었다.
곤돌라 탑승하는곳 앞이 그리띠빨라체 호텔이었다.
이곳은 헤밍웨이가 한동안 살던 곳으로 유명한데,
겉에서 보는것 만으로는 그렇게 대단해보이진 않았는데,
이곳 숙박비가 또 엄청나다고 한다.
암튼 유럽은 다 돈인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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