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날 여행의 포스팅이 8, 9월이었는데...
빌어먹을 세무조사때문에 둘째날의 포스팅이 한달반이나 밀려버렸다.
둘째날 아침, 원래 아침에 각자 여행이나 쇼핑을 하려 했으나,
원래 가려했던 아쿠아테일러가 11시에 오픈이라는걸 확인하고, 급히 노선변경.
더구나 더운날씨에 오사카성을 돌아다니는게 엄청난 압박으로 다가오는 점도 포함해서..
맘대로 코스를 변경할수 있는 자유여행의 장점이랄까.
가족들 모두 한국에서 주유패스를 미리 구입해왔지만..
난 없으니까 니폰바시역 역무실에가서 따로 주유패스를 구입.
역무원이 나이가 많아보여서 조금 긴장했지만 그 짧은 일본어도 알아들어줘서 다행이었다
사카이스지선을 타고 사카이스지 혼마치역에서 갈아타서 타니마치욘쵸메 역에서 내렸다.
주유패스에 딸려있는 지도도 괜찮긴 했지만, 주유패스 미지원선의 정보가 없어서
영어버전이긴 하지만 호텔에서 나눠준 지도 한장을 들고도 충분히 찾아다닐수 있었다.
역 바로앞에 오사카 역사박물관이 있었다. 여기도 가보고 싶긴 했지만
일단 오사카성을 먼저 둘러보고
나오는길에 시간이 되면 들러보기로 하면서 지나쳤다
박물관 앞 지도와 일본 전통가옥(?)으로 추정되는 건물을지나..
드디어 오사카성의 어마어마한 규모의 해자에 도착..
이에야스가 외성의 해자를 메우지 않고
오사카성을 공략할 수 없었다는 말이 이해되는 규모의 해자였다.
(물론 오사카성은 파괴되었다 근대에 다시 지어졌으니까.. 정확이 이 모양이아닐수도 있겠지만)
위의 지도에서도 보이듯 외성과 내성의 해자의 규모가 상당한 편이다.
그리고 저 위쪽의 망루에서 수비를 한다면 어지간한 규모의 적은 능히 막아낼만하지 않을까.
설레는 마음으로 입구를 향해 걸어올라갔다.
9시를 조금 넘겼을 뿐인데, 벌써 땀이 줄줄 흐르는 날씨였다
입구를 넘어오자 내부에 쿠로몬(흑문)이 있었다. 혹시나 외성이 뚫린다고 해도
이 문을 막아두고 주변 3면에서 원거리 무기로 타격한다면
상대에게 치명적인 피해를 줄수 있다.
일본의 성은 전국시대의 영향으로 정말 효율적인 방어를 위한 구조를 가지고 있었다.
더구나 이 성의 주인이 전쟁의 귀재 도요토미 히데요시였으니만큼,
효율적인 방어에 있어서는 두말할 필요가 없지 않을까 싶다.
성곽을 이룬 바위하나의 규모도 컸고,
내성으로 이어지는 부분의 해자의 일부는 물이 차있지 않았다.
외성의 해자만을 메우는 조건을 건 도쿠가와이에야스가
이 내성의 해자도 메우지 않았다면, 아마 일본의 전국시대는 더 오래 이어지지 않았을까 싶다.
내성으로 들어가는 입구 앞쪽으로 도요쿠니신사가 있었다.
도리이를 넘어서 계속 들어가보니
천하인이지만 위엄있는 모습과는 거리가 있는
어쩌면 조금 우스운 모습을 가진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입상이 있었다.
임진왜란을 일으킨게 아니라면
우리나라에서도 꽤 많은 사람들이 좋아했을만한 요소를 갖춘 인물인데
성조차 없는 천민으로 태어나서 오다 노부나가의 수하가 되고
아케치 미쓰히데의 반란을 제압하면 천하인에 간파쿠까지 올라간 엄청난 인물이지만
말년에 허황된 꿈을 가져 조선을 침략했고..
결국 그가 힘들게 세운 자신의 가문마저 아들대에 몰락하고
후손이 절멸되게 된 소설같은 삶을 살았다.
내성 천수각쪽으로 가는길에 있는 가장 큰 바위..
성의 축조를 담당한 것이 히데요시의 수하 가토 기요마사였고.
성을 축조한 시점이 히데요시가 천하를 통일한 이후였기에
전국의 다이묘들로부터 지원(?)을 받은 축조가 가능했다.
그러다보니 이런 어마어마한 규모의 바위를 사용할 수 있었으리라...
그리고 이 바위를 넘어가니..
드디어 천수각이 눈에 들어왔다.
콘크리트로 증축된 건물이란건 별로 중요하지 않았다.
어릴적 방에 있던 장식물이 이 성이었고,
대망을 읽으며 항상 그려왔던 성이 바로 이 성이었다.
천수각의 내부로 들어가는 길은 줄이 꽤 길었다.
키가하라 전투에 참여한 양 군의 문장들과..
대망에서 가장 큰 임팩트를 주었던 사나다 노부시게와 사나다 유키무라..
히데요리와 요도도노의 결심이 좀 더 강했다면 이들이 과연 승리를 이끌수 있었을까..
영상관이 있는층을 제외하곤 전부 촬영이 금지되어 있었다.
거의 대부분 당시 다이묘들이 사용하던 칼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혹은 센리큐대사의 서신과 같은 몇몇 문서들도 남아있었고..
이런 유물을 미친듯 좋아하는게 나뿐이기에 천천히 하루종일 보고 싶었지만
시간상 제대로 읽어보지도 못하고 급히 내려올수 밖에 없었다.
천수각 옆으로 보이는 공원과 야구장...
뭔가 전문 야구장은 아닌거 같지만 외야에 잔디와 조명시설이 갖춰진건 많이 부러웠다.
그것도 도심한복판에...
오사카성에 오면 꼭 보고싶은 두가지가 있었다.
하나는 전국다이묘들이 히데요시에게 보낸 문장이 새겨진 돌..
그리고 하나는 도요토미 히데요리가 자결한 자리에 놓여졌다는 작은 위령비..
성 주변을 이잡듯이 뒤져보았지만.. 쉽게 눈에 띄지 않았는데..
알고보니 뒤쪽으로 내려가는 길쪽에 있었다..
후문쪽으로 내려가니 바로 문장석들을 찾을수가 있었다.
역시나 시간관계상 일일히 다 볼순 없었던게 매우 아쉬울 뿐이었다.
그리고 문장석에서 약 20미터쯤 옆으로 작은 공양비가 있었다.
누군가 공양한건지.. 수박한조각이 덩그러니 떨어져있는게
몰락한 천하인의 가문을 더 서글프게 보이게 했다.
말년의 그 허황된 꿈만 아니었다면,
히데요시는 아마 우리나라에서도
노부나가만큼이나 인기를 끌었을만한 인물이 아니었을까..
이곳은 봄과 가을을 틈타 다시한번 꼭 와보려고 한다.
여름의 정취는 느껴보았으니 다른 계절도 느껴봐야겠다 싶은 생각이 들었다.
오사카성 주변엔 식사를 해결할만한 곳이 마땅치 않아서..
다시 숙소 주변으로 돌아와서는 결국 정하지 못하고 근처 우동집으로 들어갔다.
명동 마루가메제면에서 비슷한 방식으로 주문을 해봤기에 적당히 우동을 먹고
나와 아부지는 아쿠아테일러로, 나머지 가족들은 각자 쇼핑을 하러 가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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