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밤새 콩이놈(?)의 테러와 시차적응 문제로 잠을 설쳤더니,
아침에 일어났음에도 컨디션이 별로 좋지는 않았다.
아침메뉴는 제수씨가 직접 만들어준 맥모닝.. 2개..
사실 집에서도 아침은 간단하게만 먹는데,
여기선 승수의 식사량에 맞춰서 아침을 엄청 많이 먹었다.
도착한 첫날 한게 너무 없는것 같아서
둘째날 부터는 좀 빡세게 돌아다녀보기로 했다.
집이 지하철 High Park역과 Keele역 사이에있었는데,
딱 3분정도 걸어나가니 하이파크가 있었다.
이곳의 규모가 큰걸 어지간히 생각은 했지만,
동네공원 입구라고 하기엔 너무 커보였다.
자 일단 입장을 했으니 지도는 하나쯤 담아서 다녀야할테니..
현지인이 있어서 길 잃을 일은 없었겠지만
핸드폰 로밍이 되지 않아서 와이파이가 없으면 무용지물이라..
(생각해보니 와이파이 스팟도 승수가 없으면 쓸수 없는건데...)
4월 말이지만, 공원은 아직 약간 쌀쌀했다.
심지어 이곳은 아직 벚꽃이 피지도 않았다고 하는데,
확실히 위도가 높은게 실감되었다.
그리고 위도가 높은만큼 해가 한국보다 훨씬 길었다.
지나가다 승수가 보라고 한 나무를 보니..
누군가 나무에다 조각을 해두었다.
뭔가 북구 동화속에서 나오는 트롤이나
나무정령이 들어가 있는것 같은 특이한 조각이었다.
공원 외곽쪽으로 걷다보니 연못에 백조가 한마리 떠있었다.
지도에 연못이라고 적혀있어서 연못이라고 적기는 했지만,
어지간히 호수라고 해도 될정도로 큰 규모의 수변이었다.
저 너머로 보이는 단독주택지들은 더럽게 비싸다고 하는데,
확실히 건물이 개성이 있으면서도 조화가 잘 되어보였다.
기회가 된다면 한채쯤 가지고 싶은 그런 이쁜집이 많았다.
여기서 본 까마귀 비스무리한 새였는데,
어깨에 주황색 빛의 견장(?)무늬가 있었다.
내맘대로 사령관새라고 결정해버렸다.
공원 중앙쪽으로 가기 위해서 외곽길에서 풀밭쪽으로 올라왔다
메이플을 중심으로 장식이 되어 있었고,
풀밭에는 청설모가 엄청 뛰어다녔다.
아, 심지어 여긴 청설모가 아파트단지에서도 엄청 돌아다녔다.
올라오자마자 보인 의미를 모를 포르투갈식 십자가
(요건 인그레스 포탈키 이름이 포르투갈 십자가였다)
그리고 브론즈로 만들어진 해바라기도 있었고,
공원 중앙쪽에는 조용한 외곽쪽에 비해 특이한 장식들이 많았다.
처음 들어온 입구를 위쪽이라고 편의상 생각한다면,
아래쪽에는 무료로 개방된 동물원이 있었다.
우리나라에서도 옥구공원 같은 곳에서 동물원이 있었으니까,
뭐 그정도의 수준이 아닐까 싶었는데..
땅덩이가 넓어서인지,
처음 만난놈들은 여기 특산물....(?)
순록...
녹용을 늠름하게 들이대고 있는 순록을 보고
여기 온 목적중 하나인 녹용을 다시 기억하면서..
세상에 무슨 동네 동물원에 순록이 있냐 싶었다.
순록 옆에는 칠면조와 공작새 우리가 있었다.
참 무료동물원 스케일 하고는...
등에 혹이 자란거 같이 생긴 바이슨,
누가 소 아니랄까봐 눈이 전형적인 소눈... 엄청 순해보였다.
하이랜드캐틀과 바바라양은 제끼고 넘어오니 야크가 나왔다.
이게 진짜 블랙야크.
덩치답게 참 많이도 싸놨다.
뭔가 기분이 안좋아보이는 에뮤..
내가 삭신이 쑤실때마다 에뮤기름을 바르는데...
(우리집 통칭 타조기름)
타조보다는 나름 귀여운 면도 있고, 덜 위협스러운 비주얼이었다.
알파카인줄 알았던 놈들은 라마였다.
그 우리엔 거위들도 함께 살고 있었다.
하이파크 한바퀴를 다 도는줄 알았는데,
옆쪽 출구로 나가서 시내로 가기로 했다.
가는 길목에 홈즈마크가 새겨진 칼이 박혀있었다.
물론 이런걸 본다면 과감히 뽑아봐야되는거니까...바로 시도
역시나 뽑혀나올일은 없었고,
목조로 만들어진 놀이터는 상당히 아기자기하고
철제로 된 그것보다 훨씬 고급스러워 보였다.
놀이터 옆에는 체스판이 하나 새겨져 있었다.
동네에 있는 공원에 반영구적으로 새겨진 체스판 이런거 완전 내스타일..
시내로 가기로 했으니 공원 옆문으로 나갔다.
그리고 한국에서 생전 전차를 타본적 없는 날 위해서
스트릿카로 이동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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