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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JAPAN

2015.07.27 일본여행 - 철학의 길, 은각사(긴카쿠지)

다크세라핌 2017. 12. 18. 02:33

금각사에서 은각사까지는 그다지 멀지 않았다. 

차로 약 15분 정도를 달려서 주차장에 차를 대고 내렸다.

참 신기한건 이곳은 정말 여기저기 자동화된 주차장이 많았다.

길에 무단주차된 장면은 단 한번도 보질 못했고.. 

엄청난 합리성이 기본적으로 배어있는것 같았다.


은각사 앞쪽으로 펼쳐진 길이 철학의 길이라고 한다


옆으로 작은 개울을 낀 이 길을 걸어서..


은각사로 가기위한 골목을 지나갔다.

주변의 상점들이 정말 일본같은 느낌을 주었다.


왔으면 일단 지도는 하나 올려주는게 기본.


입구를 지나니 작은 숲속의 길이 나타났다. 

금각사가 입구를 지나면 바로 등장하는 금의 전각이 보였다면

은각사는 아직 입장권을 끊지도 않았는데.. 뭔가 조용한 분위기가 조용히 압도해왔다.


심지어 은각사는 입장권도 인당 500엔.. 

생긴건 금각사와 같이 부적형태로 되어있었다.


입장하자마자 바로 눈에 들어온건 이 아름다운 소나무였다. 

모퉁이만 돌면 은각사의 주전각이 나타나는데..


이름만 들으면 금각사와 쌍을 이루니까 은박을 씌워두었어야 될거 같은데..

다행(?)히도 그런일이 있진 않았다. 그저 고즈넉한 조용한 전각 하나가 있을 뿐이었다


디자인은 금각사와 비슷한데 주변 경관과 어우러진 수수한 전각이 눈에 들어왔다.

주변의 큰 연못과 화려한 금빛으로 압도적인 느낌을 주는 금각사에 비하면

분명 더 작은 연못에 작은 숲속에 있는 빛나지도 않은 전각이지만,

무언가 조용하게 자신을 주장하는 것 같은 느낌을 주었다.


전각 옆으로 은빛의 모래로 밭고랑 같은 모양을 만들어 두었다.

모래가 곱고 가는게 리오네그로샌드의 은사를 보는것 같았다.

가능하다면 어항의 바닥재로 썼으면 싶을 정도로 마음을 끄는 은빛의 모래였다.


주전각을 지나 은각사 경내를 한바퀴 돌아볼 수 있는 산책로가 있었다.


작은 연못과 재복을 비는 제단도 있고, 

일본의 정원은 무언가 사람을 끌어들이는 매력적인 요소가 많은 것 같다.


산책로지만 약간의 굴곡이 있어 한참 더운날씨에 많은 땀을 흘렸다.

물론 숲속이라 그늘이 져있어서 정말 심하게 힘들지는 않아서 다행이었다.

그리고, 이 풍경은 그정도의 고생쯤은 

얼마든지 감수할 수 있게 해주는 수준의 아름다움이었다.


산책로 연못에서 만난 민물게 한마리.

이 작고 얕은 개울에도 게가 살고 있는게 무척이나 신기했다.


경내를 한눈에 내려다 볼수 있는 뷰포인트.

근경으로는 은각사가, 원경으로는 교토 시내가 보이는 아름다운 장소..

올라오느라 흘린땀이 결코 아깝지 않은 장소였다.


산책로는 이렇게 돌과 대나무를 이용한 계단으로 이어져 있다.

분명 인공적인 부분이지만 그것 조차도 자연의 일부인 것처럼 만들어져 있었다.


나가는 길목에서 찍은 주전각..

절반만 빼꼼 나온 전각과 연못, 주변의 나무들이 어우러진 장면이 

은각사에서 찍은 사진중 가장 마음에 드는 한컷이었다.


나오는길에 기념품점에서 콜렉션에 추가할 자석을 구입해서 내려왔다.


은각사는 금각사와 짝을 이루는 곳일거라 생각했지만, 

화려함과 수수함이라는 테마를 주제로 자신의 의견을 주장하는 두 고찰의 느낌이 참신했다.

굳이 하나를 고르라고 한다면, 난 금각사의 화려한 아름다움 보다는 

조용하고 수수한 은각사가 낫다는 생각을 하면서 내려왔다.


은각사 입구에 팬던트를 깎아서 파는 노인이 있었다.

하루종일 하나를 만든다고 하는데, 

하나의 가격이 꽤 비쌌던걸로 기억한다. 대략 7천엔가까이 가는 금액으로 기억하는데,

가이드님의 설명에 따르면 비싼 가격이지만 

시간당 1천엔 가까이 가는 일본의 임금을 기준으로

하루종일 하나를 만들면 8시간분의 노임이 들어가는데,

그렇게 따지면 재료비는 무료로 제공하는거다란 설명을 듣고보니

바로 이해가 갔다.


이곳에서 장인이 대우를 받고, 가업을 이어받는 사람이 많은데는

투입한 노동에 대한 가치를 인정하는 문화가 

기본적으로 머리속에 반영되어 있기때문이 아닐까 싶었다.


교토의 일정은 사실 가보고 싶은 곳만을 적어온지라 시간이 좀 지난 관계로 

점심식사 이후에는 가까운 곳 위주로 돌아보기로 일정을 조정했다.

왔으면 맛집을 가야하니 점심은 100년넘게 운영하고 있다는 소바집으로 가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