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층 전시관의 오른쪽으로 가니 중동과 남아시아 전시관이 있었다.
많이 걸었던 탓에 슬슬 다리가 무거워졌다.
입구는 페르시아쯤의 유물로 보이는 사자부조가 상징적으로 놓여있었다.
내가 좋아하는 유물인 원통형 인장.
종류도 다양한데다가 디자인이 꽤나 섬세해서,
하나쯤 가지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여긴 7개나 있었다.
이곳 전시실의 특징은,
보통은 국가단위의 전시를 할법한데,
무기, 종교, 기마술 등등 테마별로 전시를 해두고,
한 테마에 다양한 국가의 전시물들이 있었다.
이거 어디서 많이 보던 방식이다 싶었는데,
왠지 이곳 큐레이터는 문명유저가 아니었을까 싶었다.
엄청 오래되보이는 코란보관함과 내부에 보관된 코란
티벳의 기도용 도구 마니통..
티벳불교에서는 언어를 몰라도 그냥 저 안에 불경을 넣고 돌리는것 만으로
기도를 하는 효과가 있다고 하는데,
이는 종교가 민중에게 어필하기 무척이나 좋은 요소일 듯 싶었다.
힌두교와 불교의 조각상은 종교테마에 있었고,
인도의 건축물의 미니어처라는데
세공수준이 상당했다.
로얄 온타리오 박물관에서 참가한 발굴현장에 대한 수기였다.
실크로드의 종착지라고하는 팔미라에서 부터 다양한 유물을 토대로
실크로드의 이전 지점을 찾아가는 과정이었는데,
그 기록만 보아도 가슴이 두근거리는게..
역시 나의 로망은 발굴자인가보다.
바로 옆은 이집트관이었는데 멘투호텝 2세의 무덤을 복원해두었다
1층 로비에서도 봤지만, 다시 보이는 이집트의 관들과
카노푸스 단지..
그리고..
어딘가에 묻혀있었을 이집트의 미이라가 전시되어 있었다.
영생을 꿈꾸며 미이라가 되었을텐데 어쩌다가 이 먼곳까지 오게되었는지..
그리고 새와 양 악어 등의 미이라도 함께 전시되어 있었다.
생전에 함께했던 모든것이 함께 보존된 걸 보면
이집트인들은 진정 영생을 꿈꾸었던것 같다.
풍뎅이 모양의 스카라베,
아까 입구쪽에 있었던 왕릉을 통채로 가져온 것 같이
작은 조각하나하나가 다 이곳에 보존되어 있었다.
이집트의 관들 옆으로는 작은 신상들이 전시되어있으면서
겸사겸사 이집트의 신들을 설명해 두었다.
그와중에 상당히 큰 세크메트 조각상이 있었다.
전 같았으면 하토르의 다른 모습인 여신상이라고만 생각했겠지만,
왠지 세크메트하면 퇴마록에 등장한 이미지가 커서인지
더 익숙한 느낌을 주었다.
이집트관에는 역시 하나쯤 있어야 하는 오벨리스크
나오면서 보니 이집트관 옆으로 누비아 관이 있었던 거였다.
최근에서야 조금씩 읽어보기 시작한 누비아에 흥미가 생겼는데
그 전시관에는 이렇게 인골이 전시되어 있어서...
이렇게 자세히 알아볼 일이 생길줄 알았더라면,
그때 좀 더 자세히 읽어보고 올 걸 그랬다.
다음 공간의 에게해의 청동문명과 고대 키프러스 그리고 그리스였다.
어느새 시간이 다 되어가고 있어서 슬슬 빨리 넘어가기 시작했지만,
그래도 이 아가멤논의 마스크는 그냥 지나칠 수가 없었다.
대항해시대 유저라면 가장먼저 발견하게 되는 고급보물인데..
내가 생각했던 것 보다는 많이 작아보였다.
아크로폴리스와 파르테논 신전을 복원해두 ㄴ공간에
금으로 싸인 아테나 여신상이 있었다.
아이기스 방패와 니케를 들고 있는 위엄있는 모습..
세인트세이야에 한참 빠져있던 내게 아주 인상깊은 모습이었다.
아이기스(이지스)의 복원모습..
가운데 메두사의 머리가 달려있었고,
위대한 용사들이 새겨져 있는 아무도 뚫어낼 수 없는 방패..
아테네의 아크로폴리스의 복원도...
가운데 파르테논 신전이 있고, 도시국가의 모든 시민이 참여할수 있는 광장
직접민주주의가 실현되었던 수많은 철학자를 배출한 공간이
내 눈앞에 놓여있었다.
로마관에서 찍어온 금으로된 월계관...
그리스-로마-헬레니즘은 마치 하나의 전시관처럼
자연스럽게 연결되어 있었다.
비잔티움관에서 그리스도의 메달이 박힌 십자가 한컷을 찍어오는걸로
ROM투어는 마무리 하기로 했다.
어느새 시간이 2시가 되어가고 있어서,
다시 승수를 만나러 나가야했으니 어쩔수 없었다.
2시가 되어 나가보니 딱 시간을 맞춰서 와있었고,
시간이 좀 남아있던 터라 지하철을 타지 않고 걸어서 이동하기로 했다.
이미 박물관에서 많이 걸었던 터라 다리가 천근만근이었지만,
다운타운을 가로질러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했다.
이튼센터 지하에서 수현씨를 만나 조인했고,
점심을 안먹었으니 간단하게 캐나다의 음식이라는 푸틴을 먹었다.
이름이 살벌한 그분의 이름이었는데,
내용물은 감자튀김 위에 소스를 뿌리고 치즈등의 토핑을 얹어먹는거였다.
레시피는 단순했지만 저 치즈와 소스가 나름 잘 어울려서
생각보다 맛있게 먹었다.
저녁은 랍스타를 엄청 가성비 좋게 먹을수 있다고 한 곳이 있어서
그쪽으로 또 걸어가기 시작했다.
가는길에 낯선곳에서 또 지겨운 녀석을 만나게 되었다.
저녁을 먹으러 간 곳은 한자로 화성이라고 하는 와싱이라는 곳이었다.
진저와 블랙빈소스 두가지를 시켜서 먹었는데,
내 기준에선 첫맛은 블랙빈이 좋았는데
전체적으로는 진저가 더 나은것 같았다.
마침 오픈 기념시즌이라고 랍스타 한마리를 더 주었다.
더 주는게 있는지 알았으면 하나만 시킬걸 그랬는데,
정말 배터지게 랍스타를 먹고도 한마리가 생으로 남아서,
한마리는 포장을 해가기로 했다.
캐나다에서는 음식이 남을경우
고객이 요청하면 무조건 테이크아웃용 용기를 제공해야 된다고 한다
(당연히 올유캔잇은 제외하고...)
우리나라에선 이동중에 음식이 상하는 등의 문제를 염두에 두고
남은 음식 포장을 거절하는 곳이 많은데,
이곳은 그런 면에서는 상당히 합리적인것 같았다.
(블랙컨슈머는 이 나라에도 있을테니 말이다)
저녁을 먹고나서 다시 스트릿카를 타고 집으로 돌아왔다.
일정을 널널하게 짠다고 했는데,
아무래도 박물관 투어를 일정에 넣는 날에는
가능한 걷는 거리를 줄이는 코스를 짜야겠다고 생각했다.
이날 발이 아팠던게 한국에 돌아와서 치명적인 결과로 돌아오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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