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에 맡겨둔 짐을 찾아서 오타루에서 삿포로로 가는 JR열차에 올랐다.
그냥 일반석을 타고갈까 살짝 고민했지만,
어차피 여행 예산도 많으니 럭셔리하게 지정석을 구매했다.
오타루로 갈때와는 반대로 삿포로로 갈때는 A,B열이 창밖으로 바다가 보이는 쪽이다.
한, 3, 40분 정도를 달려서 삿포로역에 도착했다.
삿포로에 도착해서 제일 먼저 간곳은 역시나 포켓몬센터.
포덕이 어찌 이곳을 지나쳐갈수 있을까..
피규어 몇개와 현지 레어가챠를 몇개 구입하고,
일본에서 배포중인 쉐이미를 가져간 칩마다 배포를 받았다.
나만 신나서 지를수는 없으니까
다이마루백화점 지하에서 인슈가 노래를 부르던 C컵푸딩도 사고,
스누피 팝업스토어에서 우리 결혼기념일이 될 날짜가 적힌 핸드폰줄도 구입하고,
마지막으로 파세오에 있는 프랑프랑에 가서 신혼살림도 구입하러 갔는데,
여긴 규모가 작아서 물건이 많지 않아서,
일단 호텔에 체크인을 하고나서 삿포로 팩토리에 있는 프랑프랑을 가기로 했다.
역사밖으로 나와서 호텔을 찾아가는길,
어제의 악천후가 거짓말처럼 사라지고 너무나 청명한 하늘이 아름다워서 한컷.
전에 묵었던 리치몬드호텔은 오도리공원을 지나서 다누키코지까지 걸어갔어야 하는데,
이번엔 시계탑 조금 못간곳이라 짐이 무거웠지만 그렇게 부담되지는 않았다.
역시나 4성급부터 호텔을 고를수 있도록 해준 (주)한불에게 다시한번 감사를 표한다.
(그리고 거길 열심히 다녀주고 있는 와이프님께도 (_ _) )
도미인보다 훨씬 넓은 객실이 맘에 들었다.
자체샤워실도 충분히 넓고 어메니티도 잘 챙겨져 있어서,
참 맘에드는 방이었다.
방에 대강 짐을 부려두고 프런트 앞 라운지에서 프리드링크를 한잔 마시면서
살짝 여유를 부려줬다.
무료로 제공되는 하우스와인 치고는 상당히 괜찮은 맛이었다.
쇼핑과 저녁예약때문에 시간이 없어서 오래 있진 못했지만,
라운지에서 앞쪽 거리를 구경하는 것도 재미있었다.
이와중에 오른쪽의 꼬치와 왼쪽의 교자를 두고 야식메뉴까지 고민하고 있었다.
딱 한블록 옆에 시계탑이 있었는데..
내부보수공사가 진행되고 있어서 정면에선 사진촬영이 불가능했다.
약간 측면에서 요렇게 한장 찍어주고,
삿포로 팩토리는 호텔옆길로 쭉 가면 되지만,
그래도 여기 명물들은 구경시켜주고 싶은 마음에 조금 돌아서
시계탑도 보고 오도리공원에서 방송탑도 보면서 갔다.
새삼 먼저번에 여기서 포켓몬을 열나게 잡던게 생각났다.
저번 여행에서 다 본 곳들이지만,
그래도 가는곳마다 좋아하는 사람과 함께 오니까 본걸 또 봐도 새로운것 같았다.
팩토리 프랑프랑에서 식기를 한세트 구매해서 들고오느라
중간에 찍은 사진이 없었다.
두명이 쓸거만 살짝 산거같은데 그것만도 만엔이 넘게 들었다.
포장을 꼼꼼히 잘 해준덕에 들고오는데 무겁기만 했지, 깨질까 걱정되지는 않아서 다행이었다.
숙소에 도착하니 6시 남짓이고, 7시에 스스키노에서 예약해둔
저녁식사 일정에 맞추기 위해 또 바로 나가게 되었다.
저번 삿포로 여행에서는 조가이시장에서 털게를 사먹었었는데,
이번엔 좀 무리하더라도 게정식집을 가보고 싶어서 스스키노에 있는
빙설의 문(효세츠노 몬)을 예약했다.
점심에 이세즈시를 갔으니 이런 고급 저녁은 다른날로 미뤄도 괜찮을 것 같았지만,
3일째는 현지투어를 예약해두어서 도착시간을 가늠하기 어려우니..
그냥 둘째날 세상에서 제일 잘 먹어두기로 했다.
워낙 안먹는 와이프님과의 여행이다보니,
뭔가 정말 맛있는 음식을 먹어야 좀 먹지 않을까 싶은것도 좀 있었다.
우리 앞에서 예약을 하지 않고 온 한팀이 그냥 돌아가는 것을 보면서
미리 예약해두고 오길 잘했다고 생각하면서 안내해 주는 방으로 들어갔다.
2인세팅인데 자리가 꽤 넓어보였다.
주요 정식코스중에서 킹크랩, 대게, 털게가 나오는 3종 코스를 시켰다.
한끼에 만엔이 넘는 금액이라니..
환율 낮을때 미리 환전을 해둔것에 다시한번 감사했다.
미리 예약을 한 사람에게는 탄산이나 생맥주가 서비스로 제공된다.
기본안주로 나온 계란찜(?)도 상당히 맛이있었다.
서비스요리를 먹다보니 오늘 요리할 털게를 가져와서 보여주었다.
사진찍기 좋게 구도도 잘 잡아주어서 먹기전에 한컷을 찍었다.
첫번째 메뉴는 킹크랩 사시미..
갑각류를 사시미로 먹어도 되는가 하는 의구심은 한입이 들어가면서
머리속에서 바로 사라져버렸다.
달콤하면서 쫄깃한 맛이 입안을 자극하다가 순식간에 녹아버리는것 같았다.
그리고 대게 다리를 잘라와서 샤브샤브로 준비해주었고,
킹크랩 다리는 따로 화로에 구워주기 시작했다.
사실 이거도 사시미로 먹는건 아닌가 싶었다만..
구워서 먹으니 쫄깃함이 더해졌다.
다양한 조리법으로 제공하니 같은 식재료라도 전혀 다른걸 먹는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털게는 반마리씩 제공되는데,
발라먹기가 불편해서 그렇지 맛은 단연 최고였다.
좀더 달짝지근한데 바다의맛이 난달까...
게살과 야채로 만든 젤리(?)인지 푸딩인지가 나오고 나서
우동과 죽중에 하나를 고르라고 해서 우동을 골라서
아까 샤브샤브 국물에 넣어서 삶아먹고,
거기에 곁들일 튀김이 함께 나왔다.
게로 구이, 샤브샤브, 사시미, 튀김, 푸딩이라니,
게장말고 모든 게요리를 다 먹어본것 같았다.
디저트로 나온 샤베트까지 먹고나서
게모자를 쓰고 신난 인슈와함께 인증샷도 한컷...
밤에는 날이 추워서 꽁꽁 싸맸다.
스스키노거리의 상징과도 같은 닛카도 찍어오고..
밤에 보는 방송탑은 낮의 그것보다 훨씬 멋진것 같았다.
사실 낮에보면 그냥 철골덩어리라서 좀 그런데..
밤에는 거대한 크리스마스트리 같아서..
하루종일 걸어서 다리가 천근만근이 된거같았다.
크로스호텔도 대욕장이 있는데,
여긴 주변에 더 높은 건물이 없어서 맨 위층을 대욕장으로 쓰고 있었다.
사람이 아무도 없어서 적막한김에...
저 문에 보이는 욕조에서 바깥이 보이는데,
그 전망이 무척이나 아름답다.
대신 탕에서 창에 붙어서 밖을 쳐다보는게..
조금 민망스러울뿐...
하지만 밖에서 이 건물의 대욕장 창문이 보일만한 건물이 아예 없다는거
둘째날의 여행은 정말 잘먹고 다닌 맛집투어라는 컨셉에
지극히 충실한 여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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