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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JAPAN

2018.06.15 일본여행 - 비에이 패치워크로드, 세븐스타나무, 켄과메리의나무

다크세라핌 2018. 9. 6. 02:02

둘째날 꽤 많이 걸으면서 강행군을 한 덕에 몸은 좀 무거웠지만

그래도 한국에서 미리 예약해둔 일일투어를 하는날이라,

버스를 타고 돌아다닐수 있다고 생각하니 훨씬 가뿐했다.


도미인 만큼은 아니지만 크로스호텔의 조식도 훌륭했다.

졸면서 사진을 찍느라 흔들렸지만,

계란말이와 옥수수전(?) 그리고 치킨이 맛있다고 계속 가져다 먹었다.


호텔에서 한블록만 꺾으면 되는 오도리역 31번 출구 앞에서 8시까지 집결이라

조식을 먹고 서둘러서 나갔다.

예약할때 1번으로 예약을 한 덕에 1+1 가격으로 예약을 했었는데,

설마 이런 여행에 사람이 많을까 싶었지만,

가보니 우리가 거의 마지막이었고 차는 꽉 차있었다.


이상훈 비스무리한 헤어스타일을 한 (심지어 말투도 비슷한) 가이드님의 인솔로

비에이로 출발했다.

전에 아부지가 운전해서 간 적이 있는 곳이라서 그런가,

길이 조금 익숙한 것 같았다.

중간에 들른 스나가와 휴게소도 눈에 상당히 익었었는데,

스탬프북을 보고나니 전에 왔던 곳이라는걸 다시금 깨달았다.


가족여행에서는 일단 쥰페이에서 식사를 하고,

제루부의 언덕으로 가는 코스였는데,

이번엔 전에 나무들만 있다고해서 가보지 않은 패치워크 로드를 먼저 보는 코스였다.


창밖으로 윈도우 배경화면이 펼쳐지면서,

패치워크로드에 도착했음을 알 수 있었다.

그라데이션이 들어간 하늘의 빛깔과 구름이 어우러지니

보는 곳마다 장관이었다.


세븐스타나무 팻말 앞에서 아무리 주변을 둘러봐도

이렇게 둥근 나무는 보이지 않았다.

그냥 크고 굵은 나무가 볼품은 없지만 그늘이 괜찮아 보여서,

그 아래서 사진을 열심히 찍고나서 찾아보니,

그게 세븐스타나무였다.


그래서 그 반대쪽 가로수들만 열심히 찍었다는게 함정......

사실 이 둥근 나무가 없어서 관광객들때문에 주인들이 베어버린

그 비운의 나무들 중 하나가 된 줄 알았다.


그리고 그 반대쪽 밭들을 보면 이곳이 왜 패치워크로드인지 알 수 있게 해주었다.

밭마다 다른 작물을 심어서 위에서 보면 정말 색색의 천들을 기워둔 것처럼 보였다.

그리고 녹색계통의 패치워크 위로,

푸른색의 그라데이션과 같은 하늘이 바탕이 되면서,

이 순간만은 정말 자연속의 하나가 된 것 같은 상쾌함이 온몸을 감싸왔다.

사진촬영타임을 가지고 다시 버스를 타고 지나가면서,

저 멀리 오야코(부모)나무도 보고,


켄과 메리의 나무에 대한 설명도 들으면서 금새 켄과 메리의 나무에 도착했다.


주차장 바로 옆에 꽃단장이 되어있는 건물이 있었는데,

여긴 레스토랑이라 들어갈수는 없었다.


켄과 메리의 나무는 포플러나무였는데 TV광고에 나오면서

그 광고에 나온 주인공들의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세븐스타나무에서처럼 보러온 주인공을 안찍어오는 우를 범하지 않기 위해

일단 배경화면을 한컷 찍어주고,


들판에 홀로 덩그러니 서있는 이 나무가 꽤나 매력적이었다.


그래서 여기선 나무와 함께 인증샷도 남겨주면서,


레스토랑 앞의 꽃밭도 담아왔다.

맑은 하늘, 따뜻한 햇살, 적당히 시원한 날씨, 그리고 내 짝..

모든 조건이 너무 완벽하게 아름다운 날이었다.


비에이의 대략적인 지도를 퍼다가 봤는데,

여기저기 주요 유명한 나무들이 있었고,

일단 원래 코스는 여기까지 보고 각자 자유식사를 한 이후에,

한두곳의 나무를 더 보고 청의호수로 가는 일정이었는데,

오후에 비가 올거라는 예보때문에 나무를 더 보진 않고 바로 청의호수로 가기로 했다.


흐린날의 청의호수보다는 나무를 포기하는게 나을테니까.


비에이에서 맛집을 검색하면, 누구나 쥰페이를 추천한다.

물론, 저번 가족여행에서 멘치카츠가 너무 맛있었고,

이제 텐동이나 애비동의 맛을 알아버려서 한번쯤 더 가고 싶었지만,

일단 역에서 꽤 걸어가야 하는 거리의 압박과

혹시나 웨이팅이 길어지는 경우 식사 자체가 어려워질 가능성이 있어서

차선책으로 역 앞쪽 거리에 있는 소바텐을 가기로 했다.


인슈와의 여행은 다른건 하나도 걱정이 되지 않는데,

다만 하나라도 맛있는걸 먹이고 싶어하는 나와(물론 나도 먹고)

워낙 안먹는 사람의 음식회피 사이에서 갈등이 생긴다.

(나중에 밥안먹어 골치아픈 2세가 나오면 100% 쏭쏭 책임이다)


그래서 둘다 별다른 부담이 가지 않는 소바는 적당히 적절한 아이템.

차에서 내리자마자 혹시나 사람들이 밀릴까 잽싸게 이동했다.


인슈는 그냥 소바...

난 세상없어도 텐자루 소바.

소바는 튀김이랑 같이 먹는거니까..ㅎㅎ

특히나 일식 튀김은 튀김옷이 얇고 바삭해서 정말 끝도 없이 들어간다.


이곳은 면도 쯔유도 평균 이상은 하고,

추가로 튀김도 괜찮았다.

쥰페이를 가지 못한건 아쉽지만, 그래도 먹고나서 시간적 여유가 많다는 장점이 있었다.


식사를 마치고 관광안내소에서 자석을 고르다가,

우표가 붙어있는 엽서를 발견했다.

불현듯 여행지에서 자신에게 편지를 써서 소인까지 찍어서 집에서 받는걸 수집한다는

어떤 여행자의 블로그가 생각나서 우리도 이거나 해보자고 하면서 엽서도 하나 구입


역사에서 엽서를 쓰려고 했는데,

가져간 펜이 번져서 첫번째 추억이 행여나 망가질까봐

일단 보류.... (방에서 써보니 하나도 안번졌던건 함정)


비에이역 앞을 산책하면서 소화도 시키면서 슬슬 걸어다니다가,

건물마다 숫자가 붙어있어서 혹시나 주소인가 싶었는데,

그게 홋카이도 정착한 년도를 적어두는 거라고 한다.

그래서 한자리부터 80대까지 다양한 숫자가 있었구나 싶었다.


다들 10분전에 다 모여있었는데,

유독 한팀이 늦게 오는 건 진상 보존의 법칙이 아니었을까,

예상보다 조금 늦게 청의 호수로 출발하게 되었다.